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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부진의 원인과 전망
김창완 수석연구원 입법정책연구원 | 승인2015.09.08 10:45


7~80년도 고도성장기의 즐거운 회상을 이어온 것은 2004년 이후 조선업의 활황 덕분이었다. 약 20년 주기로 도래하는 선박교체와 글로벌 경기 호황, FTA에 의한 물동량 증가, 고유가, 국제해사기구(IMO)의 단일선체유조선(Single Hull Tanker) 규제 움직임 등 모든 조건이 조선사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조선업 조황을 위한 국가인프라의 구축과 풍부한 기술력 및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비중은 조선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들이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도 조선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과 투자가 이어졌다. 이러한 투자는 초과공급을 낳았고, 과잉설비에 의한 수익성 악화는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선종인 벌크선을 시작으로 탱커와 컨테이너까지 상선부문 전반으로 번져나갔다.

자료:1996년 이후 Clarksons, 1995sus dlwjs Loyd Shipbuilging,Feamley, 해운통계요람.                                   * 주) 1995년 이전 컨테이너 수주량은 GT 단위 데이터 역산

 

그러나 이 시기 조선업의 호황은 이미 재앙의 씨를 잉태하고 있었다. 전세계 수주잔고(Global Orderbook)가 2.73억 DWT로 전세계 선복량(Fleet)의 30.9%에 해당하는 물량이었기 때문이다.

재앙을 미리 예견한 유럽계 선사들은 미리 미리 재무구조를 개선하였으나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우리나라 주요 선사들은 오히려 뒤늦게 투자에 나섰다. 선사들의 위기는 조선소에게 2~3년 정도 시차를 두고 부담이 되었는데 그나마 2010년 중국발 호황과 해양플랜트라는 돌파구가 위기를 지연시키고 완화시켰다.


모든 자본집약적 2차산업에서 그렇지만 조선업에서는 특히 중국을 빼고는 위험을 이야기할 수 없다. 2001년 백만 CGT에 불과하던 선박건조 능력이 10년 만에 스무 배 이상 성장하였으니 세계 산업계의 두려운 복병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한국을 초월하여 수주와 인도량에서 앞서고 있다. 두 나라의 조강능력은 세계 수주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중국 정부의 조선업 육성정책은 국수국조(國需國造: 중국에서 필요한 선박은 중국 조선사에 발주하는 정책)의 기치 아래 양적인 육성이 주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선종과 선형에서 중국 조선사와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는 중소형 조선사(한진, STX, 성동, SPP 등)에게는 여전히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러나 고부가 선종에서 중국 비중은 12~16.8%로 낮아 우리 조선업에 아직은 미약하나마 빛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이미 2013년 이후 중국 조선사도 고부가가치 선종에 나서고 있어 우리 조선업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자료 : Clarkson.
자료 : Clarkson CGT 기준

 

조선업의 두 가지 변화


1) 환경 규제/에너지 효율성


환경 규제와 고효율 선박의 등장도 해운 및 조선 수급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유가와 저운임이 지속되면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져서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는 선박의 폐선이 증가하고, 에너지 효율성 높은 선박에 대한 수요는 증가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에너지효율지수(EEDI: 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와 에너지효율관리계획(SEEMP: Ship Energy Effiency Management Plan)과 같은 규제를 도입함에 따라 좋은 선박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이 좋은 우리나라 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물론 현 상황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도 혁신적인 효율성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호황기에 폐선이 지연되었던 선박과 원가경쟁력 없는 노후 선박의 조기 폐선이 본격화되어 인도량의 40% 내외에 달했다.(2013년 인도량 108백만 DWT, 폐선량 47백만 DWT 수준) 5년 이상된 선박에 비해 요즘 만들어지는 신조선은 연료효율성에서 30% 이상 절감이 가능하다.


에너지 효율 규제가 당장 커다란 수요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안정적인 수요 창출로 안정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2) 글로벌 에너지 수급지도 변화: 석유에서 가스로…중동/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미국은 에너지(Oil + Gas) 생산량이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하고 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원유생산 사상 최대치 경신 중이다. 2015년 전세계 에너지 생산에서 미국의 비중은 12.2%(2008년 7.6%), 러시아는 11.5%(2008년 12.9%), 중동은 29.4%(2008년 31.8%)으로 미국이 1위로 부상될 예정이다.


해양 플랜트는 100달러 미만의 유가에서는 크게 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유한 드릴쉽은 경제성 부족으로 발주가 제한적일 전망이다. 내년에만 3사의 수주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할 수도 있다. 내년에는 새로운 선종에서 수주가 없으면 드릴쉽 수주 공백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부유식 원유/가스 생산 설비(FPU)와 기타 선종에서 장기적인 발주 증가가 예상된다. 생산설비는 석유에서 가스로 이동할 전망이다. F-LNG에 주목하는 이유는 석유 생산설비의 대부분은 도크 없이 제작되는 Platform Type인데 반해, F-LNG는 도크를 보유해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형 Dry Dock를 보유한 Big 3의 시장점유율은 상승할 수 있다.
 

자료 : Clarkson.

 

주요 조선사 신용 전망


우리나라 상위 5개사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조선사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며, 상위 5개사는 구조변화가 진행 중이다. 상위 조선사는 해양플랜트,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통해 중소 조선사와 차별화를 진행중이다.


1) 운전자금 부담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에 따른 차입금 부담 증가


호황기에는 대규모 선수금 수령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지금은 선수금이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하락했음에도 실질적인 안정성은 악화되고 있다. 이는 여느산업과 달리 조선업은 부채비율이 안정성 지표로서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업에서는 안정성보다는 현금흐름이 더 중요하며 안정성 지표도 현금흐름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 수정하여야 한다.


안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지표로 조정차입금의존도를 쓸 수 있겠다. 총차입금에 선수금을 더한 후 현금성자산을 뺀 값을 총자산과 비교하거나, 차입금과 순운전자본의 합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볼 수도 있다. 전자를 보면 현대중공업 계열 3사는 2008년말 14.0%에서 2014년 상반기말 44.1%로, 상위 6개사(현대, 미포, 삼호, 삼성, 대우, 한진)로는 16.7%에서 51.5%로 크게 증가하였다. 후자의 지표로 보면 현대중공업 계열 3사가 33.0%에서 37.1%로, 상위 6개사는 33.2%에서 40.4%로 악화되고 있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NCF)은 현대중공업 계열 3개사는 2009년과 2012년에 2.5조원과 3.3조원의 대규모 적자를 보이다가 2013년 이후에는 소폭 흑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상위 6개사로 보면 금융위기 이후 2010년과 2011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다.


불황기에는 선수금 감소 외에도 자금결제조건의 후결제 비중 증가(Heavy-Tail화)에 따라 자금부담은 확대된다. 적어도 2015년까지는 이러한 추세가 급변하기는 어려워 신규수주가 급증하지 않는 이상 현금흐름의 추가 악화와 차입금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사실 2013년까지 현금흐름은 안좋은데 조선사의 수익성은 매우 좋았었다. 이는 분식가능지수[(당기순이익-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매출액]를 높여왔었다. 이제 수익성이 악화될 차례이다.

자료 : KISVALUE, QuantiWise.
자료 : KISVALUE, QuantiWise.

 

2) 수익성 악화


6대 조선사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2013년까지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이어갔었다. 그러나 현금흐름에서 2009년 이미 대규모 적자(NCF -7.1조원)로 돌아선 이상 계속해서 분식을 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사실 금융위기 이후 ROA는 이미 지속적으로 추락하는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2014년 상선[벌크, 컨테이너, 탱커, LNG] 발주는 2013년 수준에서 정체될 전망이다. 2015년은 올해보다 나을 것이나 급격한 개선은 아니다. 아직은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회복될 가능성이 낮고 중국 조선업의 구조조정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상선에서 선종별 발주량은 1.4~1.7억DWT(재화중량톤수)로 작년 및 올해와 비슷할 전망이다. Clarkson 신조선가지수 141~144p로 평균 6%정도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발주 모멘텀(YoY)은 벌크선>탱커>LNG선>컨테이너선 순으로 예상되는데 벌크의 폐선과 구조조정이 가장 활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턴어라운드인데 수주 모멘텀이 갑자지 크게 일어나기는 어려우므로 최근에 큰 손실을 보았던 조선, 해양, 플랜트의 기존 프로젝트들이 흑자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에나 가야 할 것 같다.

자료 : KISVALUE, QuantiWise
자료 : QuantiWise.

 

결론: 조선업 턴어라운드 시기 및 한국 조선업의 미래와 가야 할 길


대부분 조선사에게 올해는 변곡점의 해가 될 것이다. 상선부문에서 중국의 도전, 수요부진으로 불리해진 결제조건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늘어난 재무적 부담 등을 고려할 때 턴어라운드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다.


우리 조선업은 해양플랜트 및 고부가가치선 비중 확대를 통해 아직은 후발기업과의 생산경험 및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이 되면 중국도 고부가 선종에서 우리의 강점을 상당부분 복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재무정책도 보수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금 조선업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 차입금 증가 요인이 많다. 총자산에서 못 받을지도 모르는 자산으로 볼 수 있는 매출채권의 비중이 늘고 있다. 선사나 선박금융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조선사의 손실과 차입금 증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상위 6개사 평균 57.8% 로 높아 만기구조의 단기화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조선업의 장기불황속에서 업계 스스로 불필요한 자산의 매각과 엄격한 비용 통제로 최대한 차입금을 줄이는 등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경영효율화를 이루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의지가 필요하다.


김창완 수석연구원 입법정책연구원  croit3@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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