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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Black Sheep. 난민문제 [시리즈-5]IS의 세계화전략. 한국도 예외없어
김창완 대기자 | 승인2015.09.25 11:57

그렇다면 이슬람국가는 어디에서 나타나 지금과 같은 조직 규모와 영향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이들의 원류를 찾으려면 2000년대 중반에 탄생한 글로벌 지하드의 사상과 운동의 변화,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알카에다의 조직과 조직론의 변화부터 주시해야 한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알카에다는 집중 공격을 받고 궁지에 내몰린다. 그럼에도 알카에다와 그들에게 동조하는 개인과 조직은 파키스탄과 국경 지대를 세력범위로 확보하는 한편 여러 국가에서 조직을 형성한다.

알카에다의 분산적이고 비집권적인 네트워크형 활동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슬람국가의 탄생에는 2003년의 이라크 전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와 그 후의 혼란을 틈타 지하드 전사들이 이라크에 새로운 거점을 형성했고 조직 개편과 합병, 개명을 반복한 끝에 지금의 ‘이슬람국가’가 되었다. 이 무렵부터 인질을 참수 처형하고 그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수법이 정착해 확산되어갔다. 2004~2005년에 걸쳐 이들은 참수 살인을 자행했으며, 그 대상 중 한 명이 우리나라의 김선일 씨였다.

 

이슬람국가의 창설자인 자르카위와 그 지도자들이 품었던 구상은 ‘칼리프제의 부활’이었다. 그 목표를 7단계의 행동 계획으로 구체화하면서 기존의 알카에다라는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2011년 이후의 ‘아랍의 봄’에서 촉발된 중동 지역의 동요와 독재 정권의 국민 탄압으로 인한 내전 발발이라는 환경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아랍의 봄’ 이후 중동 국가의 혼란과 동요는 이슬람국가의 등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통치되지 않는 공간’의 확대, 이슬람주의 온건파의 퇴조와 과격파의 대두, 종파주의화, 대리전쟁 양상 등은 이슬람국가와 같은 글로벌 지하드 세력이 개입하는 ‘비옥한 황야’를 만들어주었다.

이슬람국가가 지배 영역을 확대하게 된 것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국내 정치 상황도 한몫을 했다.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각 정권의 실정(失政)이 극에 달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혼란을 틈타 이슬람국가는 인질을 이용한 몸값 강탈과 지역 경제에서 자금원을 확보하고 정부군 또는 민병․무장조직으로부터 무기를 포획하면서 조직을 공고히 다져갔다. 또한 이슬람국가의 글로벌 지하드 운동은 토착화되어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이슬람국가의 극단적인 모험을 막아낼 수 있을까? 미국의 공습이 일시적인 효과를 거두겠지만 사회 혼란이 계속되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시리아나 이라크의 중앙정부 또는 각국의 반체제 세력도 마땅한 해결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국가의 붕괴는 또 다른 세력의 출현으로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지하드 운동의 실체와 IS의 치밀한 수법.

지난 3월 5일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와 구글아이디어스가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소 4만 6,000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이 이슬람국가를 대표하면서 운영되고 있었으며 그중 1,000개가 넘는 계정이 이슬람국가를 지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곧 이슬람국가가 펼치는 글로벌 지하드 운동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가 이슬람국가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신념이 그들을 이끌었을까? 지하드(성전)는 이슬람교도의 의무라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국가는 이러한 지하드를 세계적으로 공유하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전투원을 유입시키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의 중심 부분을 구성하는 인원 중 절반 정도가 외국인 전투원이 차지하며, 그중 대부분은 중동 국가 출신이고 서방 국가에서 온 전투원은 20~25퍼센트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편 이슬람국가는 자신들의 사상을 선전하고 지지층을 넓혀가기 위해 각종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등 사이버공간을 통해 영상 비디오를 유포하고 사진과 그림을 사용한 화려한 잡지를 잇달아 공개함으로써 세계의 주목과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슬람국가’라는 충격적인 현상은 분쟁과 내란에 휩싸여 있는 중동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대국과 국제기구가 이슬람국가를 향해 끊임없이 비난하고 무자비한 테러 행위의 중단을 촉구하더라도 그들은 더 은밀하고 더 집요한 수법으로 사회 곳곳의 허점을 파고들 것이고 자신들의 지배 영역을 구축해나갈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슬람국가의 사상과 체제에 동조하는 세력이 언제든 우리 주변에 나타날 수 있다. 그들의 인질이 되거나, 젊은 세대가 이슬람국가에 스스로 가담하는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슬람국가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더 널리 전파하고 세계인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금보다 더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지금 당장은 불시에, 그리고 비조직적으로 전개되는 글로벌 지하드 운동을 저지하고 그 세력을 일거에 몰아내기란 힘들다. 그렇다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모른 척하고 있을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답을 찾기가 쉽진 않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이슬람국가에 대해 품어왔던 궁금증을 하나씩 털어내고 앞날이 불투명한 중동 지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예측해보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인식과 시야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창완 대기자  croit3@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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