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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The Martian)’, 인류는 왜 화성에 가는 것일까?
강경태 기자 | 승인2015.10.23 16:45

“마션이 뭐지? SF영화인데...... 배우 멧 데이먼이 화성에 고립되는 영화라더라?”

아마 대부분 사전정보가 없는 관람객들은 위와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 왜 마션(The Martian) 인가?

원작의 책 제목이 그러하므로?
물론 원작의 국내판 제목이 ‘마션’ 이라서 따른 것이지만 그냥 ‘화성인’이라고 했으면 좀더 쉽게 의미전달이 됐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설명하자면 Mars + an을 붙여 Martian이 된 것이다. 아마도...)

아직 감상전이라도 영화의 예고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어떤 내용인지 대략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화성판 ‘캐스트 어웨이(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랄까?
주인공이 동료들과 화성 탐사를 떠났는데 그 곳에서 사고를 당해 혼자 고립되어 수 개 월 생존하게 되는 내용이다. 바다에서 조난당해 무인도에 혼자 고립되어 생존하는 소재와 같은 맥락이고 이미 책이나 영화로 많이 다뤄져서 진부한 주제이긴 하지만 배경이 무려‘화성’이다! 다소 새롭지 아니한가?  :)

앤디 위어(Andy Weir)

영화에 대한 평론이나 감상기는 이미 많은 글들이 인터넷상에 퍼져있으니 굳이 재탕하는 수고를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원작 소설가 ‘앤디 위어(Andy Weir)’는 화성과 조난이라는 소재를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흥미롭게 결합하여 굉장히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아직 책을 읽지 못 한 분들은 먼저 영화를 감상한 후에 읽을 것을 권장한다. 잘 만든 영화이지만 원작 소설이 더 재미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이를 영화화한 다작의 노장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의 연출 또한 원작을 적절히 함축시켜 지루하지 않게(호불호가 갈리지만...) 적절히 풀어나간 것 같다.

그러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보려한다.

□ 왜 화성으로 가는가?

인류가 살고 있는 행성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지가 않다. 당연하지만......
물론 아주 유한한 것도 아니다. 인류가 멸종하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지적 생명체가 문명을 이루며 많은 시간이 흘러 그 동안 누적된 지구의 자원을 개발하고 소비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고 가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수 천 년도 아닌 수 백만, 수 천만 년 후가 될 것이다.

현재의 유한한 지구 자원으로는 인구증가로 인해 늘어난 소비를 충족시키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지구를 떠나볼까?’이다.
우주개발이 막 시작 된 냉전시대에는 우주여행, 달 착륙 등 이런 건 그저 꿈 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쉽게도 반전은 없다. 달 착륙을 제외하면 그저 꿈이다.  :(

바이오스피어 2의 전경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우주개발에 대한 기술은 미국의 나사(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미 항공우주국)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우주로 진출하기 위해 우주식민지(스페이스콜로니, space colony)에 대해 연구를 했고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했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했던 실험이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이다. (바이오스피어 1은 지구생태계를 의미한다. 고로 제 2의 지구생태계라는 의미에서 바이오스피어 2라고 했다.) 호흡이 불가능한(할) 화성 또는 외계 행성(어딘가는 대기가 지구와 같은 곳이 있을지도...)의 이주를 고려해서 2년 동안 외부와 완전히 격리해 지구의 생태계를 구현하여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던 거대한 구조물 이였는데 많은 이유로 인해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결국 우주식민지 계획에 많은 차질이 있었지만 당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좀더 발전 된 실험이 이뤄지게 되었다.

현존하는 기술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는 어디인가?
바로 태양계의 행성중 지구와 가장 닮은 ‘화성’이다.
그런데 ‘화성’말고 다른 선택지는 있는가?
화성에서 소행성대를 거쳐야 나오는 목성?
하지만 ‘목성’은 교과서에도 나오듯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
그럼 목성의 수 많은 위성 중에서 4개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바로 ‘이오’, ‘유로파(에우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중에서 하나 정도는 가능하겠지.

목성의 대표 위성들 (목성에서 가까운 순으로 왼쪽부터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우선 ‘이오’는 활발한 화산 활동으로 인해 뜨겁다. 폼페이의 최후를 체험하고 싶으면 한번 도전을...
그럼 ‘유로파’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위성 전체가 남극대륙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내부에 뭐가 있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추위에 강하다면 약간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선택지다. (탐사계획도 잡혀있다.)
다음은 ‘가니메데’이다.
수성과 비슷하며 태양계의 위성중에는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자기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말은 내부에 지구의 맨틀처럼 액체상태의 핵이 활발하게 대류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 지각도 판 구조로 되어있을 것인데, 그 말은 지진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느정도 가능성은 있어보인다.
마지막으로 ‘칼리스토’는 ‘가니메데’보다 약간 작고 마찬가지로 수성과 비슷하다. 위의 위성들 중에서 목성과 가장 먼 곳에 있다 보니 조석열의 영향도 거의 없다. 아직 많은 정보가 없어서 파악이 어렵지만 후보지 중에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냥 개인적인 추측이다.

그럼 이제 다음 행성인 ‘토성’은?
너무나 멀고, 아직 ‘위성’들에 대해서 많은 정보가 없다. 그 수만 해도 수 십 개 이며 그 중 이름을 부여 받은 것 만 해도 53개나 된다. 일단 포기하자.

더 먼곳에는 인류가 거주 가능한 행성이 있겠지만 태양계만 해도 그 범위가 엄청나다.
우리가 교과서나 각종 과학서적에 나왔던 태양계 행성의 공전 궤도를 보여주는 그림들을 많이 봤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전부 ‘뻥’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거짓이 아니라 ‘과장’이라는 것이다.
실제 궤도는 너무나 넓은 범위여서 엄청나게 축소하고 행성들 크기를 확대시켜 놓은 것이다.
예를 들면 A4 용지 한쪽 끝에 아주 작은 점을 살짝 찍어보자.
그게 ‘태양’이다.
반대쪽 끝에 더 작은 점을 찍으면 바로 ‘해왕성’이다. (사실은 더 멀어야 한다.)
게다가 해왕성이 태양계 끝이 아니다.
현재 ‘뉴호라이즌즈호(최근 명왕성의 초 근접 사진을 찍은 인공위성)’가 탐사중인 ‘카이퍼 벨트(카이퍼 대)’까지를 태양계로 보고 있고, 태양으로부터 대략 1광년 거리에 있는 ‘오르트 구름’까지를 ‘태양풍’이 미치는(태양의 영향이 미치는) ‘태양권’으로 보고 있다. (오르트구름은 아직 가설이다.)
그리고 수 광년을 가야 다음 항성계가 나온다. 빛의 속도로 간다고 해도 수 광년이 걸린다는 말이다. 그렇게 갔는데 거주할 곳이 없으면? 속된말로 멘붕이 오겠지...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워프 엔진’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성간: 항성과 항성 사이의 공간)’를 다닌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현실적인 대안은 바로 ‘화성’이다”

바로 이 말을 하려고 없는 지식 총 동원해서 설명을 했던 것이다.

태양권의 개념도 (Heliosphere)


□ 화성의 이주는 정말 가능할까?

전 세계 수많은 천재들이 모여서 연구한 결과 가능하다고 하니 ‘가능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순조롭게 이뤄질까?

화성의 환경은 지구처럼 절대로 평온하지 않다.

우선 지구보다 매우 희박한 대기로 인해 오존층이 없어서 각종 우주 방사선을 막지 못 한다. 그리고 자기장이 거의 없어서 태양풍을 제대로 막지 못해 인체에 치명적이다.
(1990년 영화 ‘토탈리콜’을 보면 화성거주자들이 우주 방사선 영향으로 다양한 돌연변이가 된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수시로 발생하는 ‘모래 폭풍(바로 이 것 때문에 주인공이 화성이 고립되었다)’과 엄청난 양의 ‘초 미세먼지(지금 우리나라에 일주일째 피해를 주고 있는 그 먼지)로 인해 거주구역의 공기정화 필터가 항상 작동해야 하니 필터 내구성과 부품 수급이 큰 문제다. 또한 숨 쉴수 있는 공기의 무한 공급과 음식물이 고갈되지 않도록 차후에는 자체 생산 시설이 있어야 한다.

캘리포니아 주 호손의 스페이스 X 본사 건물

페이팔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우주개발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와 비영리단체 ‘마스 원’에서 인류의 화성이주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 까지 실현할 계획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 영영 돌아올 수 없는 ‘화성행’에 지원한 지원자들이 전 세계에서 20만 명이 넘었고 앞으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우주인 훈련을 한다고 한다.

나사와 민간기업, 비영리단체의 노력으로 ‘화성 이주’가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수 년 후에 인류 최초로 ‘화성 이주’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바로 이들이 ‘화성인(마션, Martian) 1세대’가 되는 것이다.
화성인 1세대가 거주하면서 ‘테라포밍(terraforming, 인간이 살 수 있는 지구환경으로 개조)’을 하여 여러 세대가 지나면 그나마 덜 불편하게 생활이 가능한 수준은 구현 가능할 것이다.
지구같은 환경이 되려면 많은 세대가 지나야 가능할 듯하다.


□ 영화 ‘마션(The Martian)’

영화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모래폭풍 때문에 사고를 당하고 화성에 혼자 고립 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는 강한 정신력과 자신의 과학지식을 총 동원하여 화성에서 최대한 버티기 위해 장기 계획을 세운다. 남은 식량과 자원을 파악하여 며 칠 동안 생존 가능한지 계산을 하고 동료들의 개인 물품을 이용해 감자를 성공적으로 재배하여 식량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으며 지구와 교신을 위해 전력고갈로 수명이 다한 ‘패스파인더(화성탐사로봇)’를 찾는데 성공하고 이를 이용해 교신에 성공하는 등 구조 될 그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버텨나갔다.
만약 그게 당신이라면 얼마나 버틸 자신이 있는가?
이 모든 행동이 가능했던 것은 주인공의 차분한 행동 때문이고 이 정도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다면 일단은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절망과 좌절로 인해 정신이 붕괴되면 한 달도 못 가서 사망했을 것이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위기가 닥치더라도 긍정적인 사고와 지식을 총 동원해 방법을 찾자?

원작이 있는 영화라서 감독의 의도가 한정적 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동안 감독의 행보를 봤을 때 인간승리를 보여주고자 하는 게 아니라 고립 된 상황에 처한 ‘인간의 탐구’인 듯하다.
이 점에서 영화 ‘그래비티(Gravity, 2013,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표면적으로 보여 지는 주제와 비슷하다고 보인다.

위에 언급했던 ‘화성 이주’로 인해 거주자들에게 닥칠 지도 모르는 각종 위험들이 대략 이럴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할 정도로 아주 설득력 있는 연출이 돋보였다.

SF장르를 좋아하고 감독과 주연 멧 데이먼의 팬이거나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면(영화 감상후 평가가 달라질지라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강경태 기자  acehigh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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